오늘은 러너스 하이가 과학인지, 심리적 착각인지에 대하여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한 번쯤 들어봤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는 표현.
하지만 그 느낌을 직접 경험한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요?
사람들이 말하길 러너스하이 그 순간은 마치 모든 피로와 고통이 한꺼번에 사라지며,
몸이 가볍게 나아가는 듯한 기분 좋은 경험이라고 합니다.
이 경험을 맛본 사람들은, 그 한순간의 쾌감 때문에 다시 러닝화 끈을 묶고 밖으로 간다고도 하죠.
달리기는 육체적으로 힘들고 지치는 운동일 수 있지만,
러너스 하이를 경험하는 순간은 오히려 달리기라는 행위 자체가 순수한 즐거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 감각적인 순간이 왜, 어떻게 우리 몸에 찾아오는 걸까요?
그리고 이것은 과학적인건지, 혹은 심리적인 착각인지? 아니면 대중의 착각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러너스 하이: 그 기분은 어떠한가?
러너스 하이는 단순한 달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사실 그것은 당신의 몸과 마음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순간에 일어난다고 합니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때는 누구나 힘듭니다. 잘 뛰는 사람도 뛰는 초반에는 힘들기도 합니다.
숨은 가빠지고, 다리는 점점 무거워지며, 그만두고 싶은 유혹이 머릿속을 지배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지치고 무거웠던 몸이 마치 무게를 잃은 듯 가벼워지는 경험을 하게 되면,
바로 이 순간이 '러너스 하이'입니다.
러너스 하이를 겪은 사람들은,
이 순간이 찾아오면 마치 고통이 사라지고 세상과 단절된 채 오직 달리기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고 합니다.
평소 같으면 견디기 어려운 거리를 계속해서 나아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된다고 합니다.
좀 더 과장하자면, 바람이 나를 밀어주는 것 같고, 발걸음은 땅에서 자유로워지며,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최고 많이 달린 거리가 22km 정도 되는 저는 위와 같은 것과는 좀 다르게 느꼈습니다.
제가 느낀 그것이 러너스하이 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 경우는 5km 구간마다 살짝 소름돋는 순간들이 아주 짧게 찾아옵니다.
하지만, 그것이 기분 나쁜 소름은 아니고,
뭔가 짜릿하다고 할까요? 그 순간만큼은 뛰는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진 않습니다.
그것이 러너스 하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무언가 그런게 있습니다.
그럼 왜 느끼는 걸까요? 알아보겠습니다.
러너스 하이, 왜 느끼는 걸까?
러너스 하이는 그저 몸이 좋은 상태로 전환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뇌가 그 핵심 역할을 합니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우리 몸은 자연스럽게 통증과 피로를 완화하기 위해 여러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그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바로 엔도르핀입니다.
이 호르몬은 마치 우리 몸의 '자연 진통제' 같은 역할을 합니다.
통증을 줄여주고,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이 엔도르핀 덕분에 우리는
달리는 동안의 힘겨움을 잊고, 오히려 긍정적인 기분을 느낍니다.
아마 제가 느끼는 '짜릿한 소름' 이라는 것도 이 엔돌핀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최근 연구에서는 엔도카나비노이드라는 신체 내부의 화학물질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 물질은 대마초에서 발견되는 화합물과 비슷한 작용을 하지만,
우리 몸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엔도카나비노이드는 기분을 편안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효과가 있어,
운동 중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즐거움이 채우게 되는 것이죠.
이 두 가지 화학물질 외에도, 도파민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도 큰 역할을 합니다.
도파민은 우리가 어떤 성취감을 느낄 때 분비되며,
세로토닌은 기분을 안정시키고 평화로운 마음을 유지하게 해줍니다.
그래서 러너스 하이를 느낄 때는 일종의 만족감과 함께, 모든 것이 평온해지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제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러너스 하이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는건 성취감이나 만족감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 물질까지는 가지 않아서 그런게 아닌가 합니다.
어찌보면 반쪽의 러너스 하이랄까요.
러너스 하이를 경험하는 방법
솔직히 말하자면, 러너스 하이는 마법처럼 찾아오지 않습니다.
꾸준히 달리고, 자신의 몸 상태를 잘 관리해야만 이 황홀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 경험을 우리도 할 수 있을까요?
- 지속 가능한 페이스 유지하기
너무 빨리 달리면 금방 지치고, 너무 느리면 운동의 성과를 제대로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적절한 속도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조금씩 페이스를 올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 호흡 조절 연습하기
러닝에서 호흡은 단순한 산소 공급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호흡이 불안정해지면 체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서 더 쉽게 피로해질 수 있습니다. 천천히, 깊게, 그리고 규칙적으로 호흡하는 것이 러너스 하이를 경험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 긍정적인 마인드 유지하기
달리는 동안 긍정적인 생각을 유지하는 것이 의외로 중요한데요. "지금 이 순간이 힘들어도 곧 나아질 거야"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면, 그 순간을 지나 러너스 하이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꾸준한 훈련과 목표 설정
목표가 없으면 달리기는 단순히 힘든 작업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작은 목표라도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조금씩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됩니다. 이것이 러너스 하이를 경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각 항목들이 러너들에게 있어서 늘 지키기 쉬운 것들은 아니지만,
꾸준히 한다면 건강 및 기록 단축, 그리고 러너스 하이까지 찾아올 수 있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러너스 하이가 주는 건강 효과
러너스 하이는 단순히 기분만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몸과 마음에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고 합니다.
달리기를 꾸준히 하면서 이 경험을 자주 맞이하게 된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 정신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
스트레스를 줄이고 우울증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러너스 하이를 자주 경험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기분이 더 안정적이고 스트레스에 덜 민감합니다. 엔도르핀과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만들어내는 이 '행복한 상태'는 운동 후에도 오랫동안 유지됩니다. - 고통과 피로 완화
러너스 하이는 고통을 덜어주고 피로감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특히 만성 통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나 육체적 스트레스를 자주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달리기가 자연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습니다. - 신체 능력 향상
러너스 하이를 경험하면, 더 높은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달리게 됩니다. 이는 곧 신체 능력을 향상시키고, 장기적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자신감 상승
끝까지 달렸다는 성취감, 러너스 하이를 경험했다는 만족감은 우리가 스스로를 더 믿게 만들고, 일상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태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줍니다.
결론
러너스 하이는 단순한 육체적 쾌감 그 이상의 경험입니다.
그 순간을 맞이했을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평소엔 느끼기 어려운 행복과 고양감을 맞볼 수 있습니다.
규칙적인 달리기를 통해 러너스 하이를 맛보는 것은
러닝을 더 즐겁게 하고, 삶을 더 풍요롭고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훌륭한 도구입니다.
우리 모두가 한 번쯤 경험해봤으면 하는 러너스 하이,
그 순간을 향해 오늘도 달려보는 건 어떨까요?